← 목록으로
종이의 집 파트 1(2017) 후기 — 강도 영화의 문법을 드라마로 폭발시킨 스페인 걸작 시리즈 포스터

종이의 집 파트 1 (2017)

강도 영화의 문법을 드라마로 폭발시킨 스페인 걸작

★★★★★ ★★★★★ 4.0

by 10days1movie · 작성 2026-07-26

구분 시리즈
감독 알렉스 피나
출연 우르술라 코르베로, 알바로 모르테, 이치아르 이투뇨, 페드로 알론소
개봉/공개 2017
장르 범죄, 드라마
러닝타임 45분

빨간 점프수트를 입은 강도들이 살바도르 달리의 마스크를 쓰고 스페인 조폐국에 들어선다. 종이의 집은 2017년 스페인 안테나 3에서 방영됐다가 넷플릭스가 판권을 인수해 전 세계에 공개하면서 국제적 신드롬을 만든 범죄 드라마다. 알렉스 피나가 제작하고, 파트 1은 총 13화로 구성된다. 스페인 원제는 La Casa de Papel, 영어 제목은 Money Heist로 더 잘 알려져 있다. 달리 마스크와 빨간 점프수트는 당초 단순한 코스튬이었지만,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전 세계 시위 현장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쓰이기 시작했다.

어떤 작품인가 — 조폐국을 점거한 작전

교수(알바로 모르테)는 5개월 동안 스페인 조폐국을 점거하면서 경찰과 협상을 벌이는 동시에 내부에서 인질들과 함께 돈을 인쇄하는 전대미문의 강도 작전을 설계한다. 각 강도에게는 도시 이름을 코드명으로 부여하며, 도쿄(우르술라 코르베로), 베를린(페드로 알론소), 나이로비, 리오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모인다. 밖에서는 경찰 협상가 라켈(이치아르 이투뇨)이 교수와 치열하게 두뇌전을 벌인다.

빨간 점프수트를 입은 강도단이 조폐국 로비를 장악하는 장면, 종이의 집 파트 1 스틸컷

연출 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

종이의 집이 다른 강도물과 구별되는 핵심은 도쿄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구조와 과거-현재 교차 편집이다. 교수가 작전을 설계하는 과정을 플래시백으로 보여주고, 현재의 위기 상황과 교차하면서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. 분량이 긴 편임에도 13화 내내 무언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. 드라마의 시각적 컬러인 빨강과 금색의 활용이 인상적이다.

연기와 캐릭터 — 두 얼굴을 지닌 교수

알바로 모르테의 교수는 이 드라마 최고의 캐릭터다. 냉정한 전략가이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인간, 두 가지 면이 공존하는 인물을 균형 있게 표현한다. 우르술라 코르베로의 도쿄는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캐릭터로, 내레이터 겸 관찰자 역할을 하면서 이 혼돈의 세계에 인간적인 온기를 더한다. 페드로 알론소의 베를린은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이지만, 가장 잊히지 않는 캐릭터이기도 하다.

교수와 협상가 라켈이 처음 만나는 장면, 종이의 집 파트 1 스틸컷

작품이 말하는 것 — 도둑질이 아닌 저항

종이의 집은 단순한 강도 드라마가 아니다. 드라마 속 강도들은 조폐국을 점거해 국가 소유의 돈을 인쇄하는데, 이것을 도둑질이 아닌 저항이라 정의한다. 금융 위기 이후 스페인 사회의 분노,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감정이 이 설정 안에 담겨 있다. 시청자들이 강도들에게 감정 이입하는 이유가 단순히 그들이 주인공이기 때문만은 아니다.

평점과 평가

IMDb 평점은 8.2점이다. 2017년 스페인 방영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가, 넷플릭스가 재편집 및 재패키지화해 공개하면서 2018-2019년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. 영어권 드라마를 제치고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중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오랫동안 유지했다. 관객과 평론가 사이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으며 스페인 드라마 역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 됐다.

조폐국 내부에서 인질들과 강도들이 대치하는 장면, 종이의 집 파트 1 스틸컷

아쉬운 점

긴 분량인 만큼 일부 에피소드에서 드라마틱한 요소가 다소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. 매 에피소드마다 위기를 새로 만들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느낌이 든다. 넷플릭스용으로 재편집된 버전과 원본 스페인어 방영본 간의 편집 차이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.

총평

종이의 집 파트 1은 스페인 드라마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. 강도물의 긴장감, 캐릭터들의 매력, 사회적 메시지가 결합된 완성도 높은 범죄 드라마다. 달리 마스크가 저항의 상징이 된 이유를 이 13화가 설명한다. 교수라는 캐릭터는 배우 알바로 모르테의 커리어를 바꿔놓았고, 그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경계선이 됐다. 넷플릭스가 이후 한국, 인도, 독일 등지에서 로컬 버전 리메이크를 제작할 만큼 원본의 영향력은 강렬했다. 별점은 ★4.0.

이런 분께 추천

  • 범죄 드라마에서 두뇌 대결의 쾌감을 원하는 분
  • 스페인을 비롯한 비영어권 드라마에 관심 있는 분
  • 집단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를 즐기는 분

댓글